2025년 9월 30일 화요일

하나 하나 갈고 닦을 때마다 마음이 들뜬다. 차츰 생활을 알아가고 안개 속으로 무작정 향하던 발걸음이 어디론가 닿을 때. 도착의 순간이 목전에 있다. 새로운 마을. 나는 아주 기쁘다.


2025년 9월 23일 화요일

 거미줄 치던 블로그에 약간의 보수 작업을 했다. 안 쓰던 창고를 새로운 목적으로 갈고 닦는 사람의 마음으로. 구글의 블로거가 아름다운 점은 모바일에 전혀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는 데에 있다. 네이버 블로그와 그 외 모든 것이 웹은 뒷전에 두고 모바일에 주력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게. (그렇다고 해서 구글이 웹 블로그를 전폭 지원하고 있는 건 아니고 둘다 별 관심 못 받는 유물 수준임) 그건 모바일이 다름 아닌 사용자들, 인류가 정착한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니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게 내 삶에 너무도 해로운 이주였다고 생각한다. 요즘따라 어릴 적 생각을 많이 한다. 뒤돌아 보는 일을 자주 하는 편은 아니지만 아마도 지난 주쯤, 여느 날과 같은 불면 속에서, 아주 긴 밤을 보내던 중에, 이리도 긴 밤이 어릴 때부터 있어왔다는 걸 깨닫게 됐다. 그건 사뭇 다른 얼굴이었는데, 그때 나는 밤을 자처해서 연장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남이 써내린 이야기와 그게 없을 때는 내가 써내린 이야기까지도 장작으로 땠다. 지금은 그 자리에 휴대폰이 있다는 걸 알았을 때 나는 너무 분했다. 사실 이건 내가 휴대폰이 너무 미워서 지어낸 환상일지도 모른다. 그때도 나는 몰래 책을 읽기보다 컴퓨터에 손을 댈 때가 많았다. 단지 컴퓨터가 내 방에 없었을 뿐. 컴퓨터는 책보다, 책만큼 매혹적이었고 거기엔 불러도 대답 없는 인물들 대신 답장을 보내오는 진짜 사람들이 있었다. 문제는 이제 거기 보고 싶은 사람 안 보고 싶은 사람 다 있고, 안 보고 싶은 사람을 더 많이 보게 되고, 그래서 다 그냥 가짜나 진배 없게 됐다는 거다. 진짜, 가짜 이런 구분 촌스러운 거 알지만 어느 정도 나는 그렇게 믿는다. 모바일 기기 안에 있는 건 ‘기능’ 그리고 돈을 쓰라고 아우성치는 모든 것이다. 나는 돈과 광고와 그걸 치장하는 가짜 이미지들의 땅으로 이주 당했고, 매 시대 얼굴 바꿔 찾아오는 콜럼버스는 내 삶을 앗아갔다. 시발 그래서 휴대폰을 부술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팔면 십만 원은 벌 테니까 참았고, 소셜 미디어는 지우되 웹으로만 접속한다. 왜냐면 예로부터 내 친구들은 그곳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돌아와 평정을 되찾고 내 네오시티 블로그와 블로그스팟을 짓는다. 아무데도 빚지지 않는(사실이 아니다) 나의 네오시티 블로그는 몇 년 전부터 계속 운영되어 왔지만 내 친구들과 연결될 용이한 방법을 찾지 못 했고(자바 스크립트 공부를 하지 않았고) 그래서 거긴 여전히 외로운 땅이므로 나는 합주실이나 아지트로 개조할 창고로 이곳이 참 마음에 든다. 물론 여기서 함께할 친구들은 이제 만들어야 한다.